“이번에는 잘 보고 사인해요, 또 발목 잡히지 말고.”
남편과 이혼 후, 전남편은 나의 상사로 나는 전남편의 비서로 돌아갔다.
시모의 폭언과 남편의 무심함이 유독 사무치게 느껴지던 날,
나는 네 달 남은 계약 결혼을 끝내버렸고.
그날 계약 위반의 이유로 전남편에게 발목이 잡히고 말았으니까.
“내가 보는 앞에서 다른 남자랑 재혼해 행복하게 살아 봐. 축복을 빌어줄게.”
왜인지 모르게 독이 잔뜩 오른 전남편은 지독한 축복, 아니 저주를 내렸고.
그렇게 아슬아슬한 회사 생활이 시작됐다. 그런데,
“후회하고 있어, 너와의 이혼을.”
느닷없이 집무실로 부른 전남편이 후회를 입에 담았다.
“네가 오늘 너무 예뻐 보여서, 이 말을 안 하면 돌아 버릴 것 같더라고.”
“외람된 말씀이지만, 상무님. 혹시…… 미치셨어요?”
“미쳤다 치고.”
“치고……?”
“다시 합치자, 우리.”
미친 게 분명한 것 같은 전남편의 청혼에 잠깐 멍해졌지만,
“싫어요.”
당혹감과 동시에 괘씸함이 파도처럼 밀려와 내 가슴을 때렸다.
“내가 결혼 생활 내내 힘들었던 것만큼, 외로웠던 것만큼…… 아니, 그 몇 배로 해봐요. 후회든 기다림이든.”
사랑한 만큼 전남편을 밀어내야겠다, 마음먹은 순간.
“좋아. 그럼, 짝사랑부터 시작할게. 제대로 날 갖고 놀아 봐.”
“상무님?”
“이제부터 내가 네 발아래에서 진탕 구를 테니.”
전남편의 순애보가 시작됐다.
인제 와서 <전남편이 왜 이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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