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타게 물든 밤

애타게 물든 밤

“겨, 결혼이라뇨.”
 
회사를 지키기 위해 사촌 동생의 정혼자였던 태서와 한순간 결혼으로 엮이게 된 연우.
믿을 수 없는 현실에 절망하던 연우는 태서와 만나 이 상황을 모면하고 싶어 하지만.
 
“정략결혼이 싫으면 연애라도 할까요?”
“이미 결혼이 정해진 연애가 무슨 의미가 있어요?”
“말했을 텐데. 난 서연우 씨가 마음에 든다고.”
 
태생이 고고한 태서는 전혀 타격감이 없는 얼굴로 눈썹을 까딱이며 여유롭게 미소를 보였다.
 
“제대로 알아듣게 말해줘요? 서연우 씨, 당신 보면 침대로 가고 싶다고, 당장.”
 
낯 뜨거운 말에 몸서리치게 만드는 태서를 멀리하면 될 거라 생각했는데,
예고도 없이 성큼 다가온 태서에게 연우는 속절없이 흔들린다.
 
“앞으로는 혼자서 울지 말아요. 날 미덥지 않은 남자로 만드는 건 오늘 하루로 충분하니까.”
 
둥둥, 북이 울리듯 연우의 심장이 빠르게 뛰었다.
기태서라는 남자가 마음의 문을 두드리기라도 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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