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내치세요, 저하.”
설은 한에게서 한 걸음 물러섰다.
직접 내치라면서 정작 버리는 이는 설이었다.
세상 무엇보다 연모하는 이에게 가장 위협이 되는 자가 바로 설을 버린 아비였다.
원수의 여식이, 한낱 궁녀 따위가 더는 한에게 약점이 되어서는 안 된다.
“거기 서거라.”
한의 다급한 손길에 두 사람의 호흡이 가까워졌다.
“저하, 제발….”
“눈이 오잖아, 설아.”
간절한 목소리와 함께 그의 손이 떨렸다.
설은 그의 시선을 따라 하염없이 내리는 눈을 바라보았다.
“너처럼 하얀 눈이 내릴 때면 늘 내 곁에 있겠다 내게 약조하지 않았느냐.”
눈이 눈가에 떨어지기라도 한 걸까?
눈가가 붉어지더니 이내 물방울이 맺혔다.
“그러니 나를 놓지 말거라.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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