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망길에 구해준 귀족 남자가 알고 보니, 미친 남색가에 워커홀릭 황제였다.
은혜를 갚는다며 일자리를 주선해 준 곳이 하필 황궁.
기사가 되고 싶어, 비서관이 싫댔더니 호위 기사도 하란다.
‘여자인 걸 들키면 끝이야. 절대 들켜선 안 돼.’
초과 근무를 밥 먹듯이 하고, 야근을 물 먹듯이 하던 어느 날.
황제가 고백을 했다.
조용히 이직 준비를 마치고, 계약 종료일에 사직서를 내밀었다.
“절대 허할 수 없다. 너는 평생 내 곁에 머물러야 해.”
고백을 거절했다고 종신 계약서를 내미는 미친 폐하!
그래서 도망쳤다. 타국의 새 직장으로.
그런데 새 직장까지 황제가 쫓아왔다.
“국정은 어쩌시고 여기 계세요, 황제 폐하?”
“이제 황제 아니고 백수. 그리고 오늘부터 안식년이다.”
황제한테 그런 게 어디 있다고!
기어이 전직 황제, 현 백수가 알뜰살뜰 마련한 그녀의 보금자리에 발을 걸쳤다.
생각보다 황제가 더 미친 것 같다.
***
심장이 뛴다. 또 향기가 나는 것 같다.
하필이면 남자인 알렉스에게서 꽃내음이 나는 것인가. 내 가슴은 왜 뛰는 것이지?
녀석이 내미는 사직서를 보는 순간,
“절대 허할 수 없다. 너는 평생 내 곁에 머물러야 해.”
고백이 안 통해서 평생 고용을 선언해버렸더니, 그녀가 사라졌다.
마치 신기루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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