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보다 오랜 역사를 지닌 에페르네 백작가가 하룻밤 만에 무너졌다.
고귀한 백작 영애인 델니아의 운명도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졌다.
그 몰락에 앞장선 남자는 한때 델니아의 하인이자 그녀의 오랜 원죄, 로안 바르테즈였다.
“쓸데없는 반항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겁니다. 어차피 당신을 구하러 올 사람은 이제 없으니까.”
끔찍한 상황이었지만 그녀는 어떻게든 감내하고자 했다. 그것이 로안의 복수라면.
하지만 그조차 부족했던 걸까.
“황제 폐하께 당신을 하사받았거든.”
“……뭐?”
멍청히 되물은 델니아가 일순 숨도 쉬지 못하고 얼어붙었다.
그 시절처럼, 아니, 그 시절에도 차갑기만 했던 남자가 봄볕처럼 환하게 미소 짓고 있었다.
“이제부터 내가 네 주인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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