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공께 협조하는 대가는 단물 빠진 정부가 그렇듯, 버려지는 걸로 대신하죠.’
십년 전쟁은 나파로아 왕국의 패배로 끝났다.
아버지인 아빌레스 공작을 전쟁에서 잃은 레이나는 적군인 아스카니어 대공에게 팔렸다.
서대륙의 모든 왕국과 공국이 수군거렸다.
이미 아스카니어 대공에게는 아름다운 약혼녀, 알리체 공주가 있었다.
그는 공주를 지독히 사랑하여 칼레브 왕국을 도와 십년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다. 그런데 적의 딸의 정부로 삼았다고?
레이나가 아버지의 시신을 요구한답시고 대공을 찾아가 그의 침상에 기어 올라갔다더라!
그날의 추문은 빠르게 퍼져나갔다.
모두가 서대륙 최고의 로맨스를 무참히 깨버린 레이나를 증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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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스카니어 대공이 보란 듯이 붉은 머리를 한 여성을 대동하고 미래의 장인과 약혼녀를 향해 당당히 걸어 나갔다.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붉은 머리의 사벨리. 요제프의 정부다.
그렇다. 대공은 결혼을 하러 간 칼레브 왕국에 사랑스런 정부, 레이나 사벨리를 데려갔다.
증오 어린 시선을 한 몸에 받아도 레이나는 아무렇지 않았다.
대공의 파혼만 이끌어준다면, 저는 자유일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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