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일이든 시켜만 주시면 할 수 있어요! 앞이 보이지 않더라도, 최선을 다해서…… 할 수 있습니다.”그녀의 간곡한 부탁에 라이언은 피식 웃음이 나왔다.그리고 다소 무거운 표정이 되어 그녀를 다시 찬찬히 살펴보며 되물었다.“내가 무슨 일을 시킬 줄 알고, 겁 없이…… 그렇게 말해요?”당황한 그녀는 그녀의 목숨 줄 같은 시각 장애인 스틱을 땅에 떨어뜨렸다. 그리고는 또 줍지를 못하고 바닥에 손을 더듬고 있는 것을 라이언이 나서서 주워 주었다.그녀를 일으켜 세워서 그녀의 손에 스틱을 쥐어 주자, 그녀가 불안했던 표정을 풀고는 안심한 표정을 지었다.“무슨 일이든 정말 상관없어요! 대표님이 제게 시키는 일이라면, 저는 다 믿어요! 믿을 수 있어요!”“나를 어떻게 믿는단 말입니까? 나는 송연주 씨의 가족도 아니고, 친오빠도 아니고, 그렇다고 오래도록 알아온 사람도 아닌데, 말입니다?”라이언이 한 걸음 더 가까이 얼굴을 그녀 앞으로 들이밀며 다가오자, 그의 숨결이 그녀의 볼 근처에 느껴졌다. 그가 꽤나 가까이 와서 묻고 있다는 걸 감각으로 알았다.하지만 무섭다는 느낌은 전혀 들지 않았다. 단지 가슴이 쿵하고 내려앉으며 묘하게 떨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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