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지 않겠어?”마음에도 없는 걸 물었다.조금은 긴장한 눈빛으로 저를 올려다보는 말간 얼굴에, 그래도 한 번은 묻는 게 예의지 싶어서.“후회할 거면 여기까지 오지도 않았겠죠.”술에 취한 건지, 분위기에 취한 건지.돌아온 건 퍽 당돌한, 그리고 꽤 기꺼운 대답이었다.그렇게 하룻밤 인연으로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그냥 단도직입적으로 말할게요. 일자리가 필요해요.”4년 만에 걸려온 연하의 전화에 재신은 실소가 새어 나왔다.그동안 연락 한 번을 않다가 기껏 한다는 소리가 그거라니.그래서, 그토록 그리던 연하를 제 곁, 가장 가까운 자리에 비서로 앉혔다.어느새 다시 같이 자는 사이가 되고, 진한그룹의 승계권을 거부하기 위해 제 약점으로 만들었다.언젠가는 끝나고 서로 아무 일 없던 것처럼 돌아설 사이.그렇기에 절대 그 사이의 선을 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는데.“전무님. 저 좋아하세요?”“응. 그런 것 같은데.”넘어선 안 될 그 선을 결국 넘어버렸다.아니, 아예 지워버리고 싶어졌다.처음부터 둘 사이에 그런 것 따위는 없었던 것처럼.<[본 도서는 15세 이용가로 개정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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