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명? 그딴 건 개나 주세요.
논리로 설명할 수 없는 일을 믿지 않는다. 인풋과 아웃풋. 0과 1이 확실한 이학부 공대생 예지운.
귀찮은 손님을 떨구려는 육촌 누나에 의해 갓 입적한 애동으로 신분 세탁이 되어 버렸다. 거짓말은 그날 한 번으로 끝날 줄 알았다.
하지만 생은 언제나 예측 불허다.
“우리 어디서 보지 않았습니까?”
사찰에서 마주쳤던 최무진이 같은 학교 유명 인사일 줄이야.
게다가 이 새끼 내 정체를 눈치 깠다.
“어떻습니까. 기왕 한 거짓말 제대로 해보는 거.”
하루아침에 박수로 전락한 것도 환장할 노릇인데 피할 방도 없는 협박에 팔자가 된통 꼬일 조짐이 보인다. 그러나 협박보다 살 떨리는 건 갈수록 상냥해지는 협박범의 다정이다.
“감시가 아니고 관심입니다. 예지운 씨는 이제 제 책임이니까.”
가짜 무당 노릇 하랴, 플러팅 피하랴, 정말 하루하루가 귀신이 곡할 노릇인데… 우리의 가짜 인연, 이대로 무사히 마무리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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