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가. 원작의 여주인공 씨.”
세 번의 절망과 죽음.
그 끝에서 매번 내 남편과 모든 걸 빼앗은 여자가
사실 빙의자라는 것을 깨달았다.
네 번째 회귀, 이제는 빼앗긴 모든 걸 되찾을 때다.
그러기 위해서는 강력한 조력자가 필요했다.
미친년에게는 미친놈으로.
“나를 약탈하세요.”
황태자 아르파드 이스트리드.
나는 그에게 약탈혼을 의뢰했다.
“대가로 전하가 미치지 않도록 해 줄게요.”
절대 거절할 수 없는 제안을.
나는 승리감 어린 미소를 지은 채 그를 똑바로 응시했다.
*
“그대가 약속을 어겼어.”
“내가 뭘……?”
“내가 미치지 않게 해 준다며?”
“해 줬잖아요? 광증은 다 해결됐고…….”
아르파드는 내가 도망치려는 걸 막으려는 듯 더 꽉 끌어안았다.
“아니, 난 이미 미쳐 버렸거든.”
아르파드는 뜨거운 숨을 내뱉으며 내 귓가에 속삭였다.
“누구 때문일 것 같아?”
느릿하게 고개를 든 아르파드의 붉은색 눈동자를 다시 마주하자
긴장감이 가득 차올랐다.
“설마, 나 때문에……?”
“그래. 그러니까 책임져야지. 평생.”
나는 이어질 말이 조금 두려웠다.
본인의 말대로 조금, 아니, 아주 많이 돌아 버린 것 같았으니까.
“당신이 책임지지 않겠다면……”
그의 낮은 목소리가 끈적하게 뇌리를 적셨다.
“지상 끝까지라도 쫓아가서 책임지게 만들고 말 거야.”
그의 입은 환하게 웃고 있었지만,
두 눈은 광기 어린 집착으로 타오르고 있었다.
*해당 도서는 <약탈혼으로 남편부터 바꾸겠습니다>의 '특별 외전 9화를 편집한 단행본으로, 본편과 외전은 <약탈혼으로 남편부터 바꾸겠습니다> 1~6권의 단행본과 연재 버전에서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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