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사랑하는 것처럼 [독점]

마치, 사랑하는 것처럼

느닷없었던 파혼 통보.
“멈출 수 있을 때, 멈추죠. 파혼하겠습니다.”
인혜는 도재언의 차가운 말을 듣고 깨달았다. 
1년간의 이 약혼은 처음부터 서로를 보는 온도가 달랐고, 특별한 감정을 갖게 된 것은 저뿐이었다는 걸.
그렇게 그저 폭풍이 지나갔다고 생각했는데.
“저는 뭐든. 뭐든 해서라도, 당신을 흔들어 볼 거예요.”
7년 만에 돌아온 이 남자에게 인혜는 또다시 결혼을 요구해야 했다.
“‘뭐든’이라…… 혹시 내가 지금 생각하는 걸 말하는 겁니까?”
그의 손가락이 그녀의 턱을 잡아 올려선 정확히 눈을 마주했다.
“뭐든 할 거라면서. 그럼 적어도 얼굴은 제대로 보여줘야지.” 
“지금, 뭐 하는 거예요?”
“흔든다길래, 흔들려 준 건데.”
원하던 것을 되찾은 재언의 입가에 만족스러운 미소가 떠올랐다.
두 번 다시, 7년 전과 같은 착각을 하지 않겠다고.
모든 관계는 가짜지만, 서류상으론 진짜인 게 가장 중요한 부부.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생각했는데.
그는 또 그녀를 집어삼킬, 폭풍을 일으켰다.
“설인혜 씨가 원하면 해보죠, 그 쇼윈도. 그런데 그거 압니까? 원래 쇼윈도가 남들 눈에 더 다정해 보여야 하는 겁니다.”
재언은 잘게 흔들리는 그녀의 시선을 집요하게 붙들었다.
“할 거면 확실하게 해야지. 마치, 우리가 사랑하는 것처럼.”
지난번보다 감당이 안 될 정도로 더 맹렬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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