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이 깊어지면 저와 물리적으로 가깝게 계셔야 합니다. 부사장님.”
천솔가문의 외동아들.
집안의 부흥과는 다르게 액운의 그림자가 드리워진 가문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 천태준.
천솔가문의 액운을 떨칠 부적으로 보육원에서 물건 사듯 거래된 아이, 이서령.
매번 무표정한 흰 얼굴로 하라는 대로 곧이곧대로 하고, 부적처럼 밤을 함께하라는 데에도 반발 하나 없이 따르는 여자는 이상하게 가끔 태준의 속을 뒤틀리게 만들었다.
저주의 기운이 강한 해에 맞춰 결혼하라는 말에도 반발하지 않고 그저 순응하는 서령을 보자 태준은 화가 난다.
부부사이에 관계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는 말에 스스럼없이 옷을 벗는 서령.
“몸을 갖다 바쳐도 좋을 만큼 결혼이 하고 싶다?”
“저는 해야 하는 대로 따를 뿐입니다.”
그녈 무안 주고 내쫓았지만, 그날 이후, 태준은 그녀의 벗은 몸이 자꾸 떠오른다.
제게는 무표정하게 감정을 보이지 않던 여자가 다른 남자 앞에서 말간 얼굴로 웃는 걸 보자 배알이 꼴린다.
형식적이라고 믿었던 결혼은 서령이 고이 간직한 한 장의 사진을 발견하면서 역전되고,
사진을 추궁하자 처음으로 서령의 얼굴에 감정이란 것이 서렸다.
감정을 내보이는 그녀를 보자 욕망이 서서히 일어나는 태준.
이 여자를 제 품에서 속절없이 울게할 수 있다면 어떤 짓이든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다.
지긋지긋한 액운의 굴레를 핑계 대서라도.
시야를 잃은 한쪽 눈을 보는 서령의 죄책감을 이용해서라도.
태준은 서령을 온전히 자신 안에 가두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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