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가 이렇게 다 환장하게 말랑해.”
모든 세상이 술에 잠겨버린 밤.
“울어도 못 멈춰.”
욕망을 집어삼킨 남자의 목소리와 뜨거운 숨결만이 연서의 기억 속에 선명하게 남아 있었다.
다행일까, 아니면 불행일까.
“지금 선 넘으면 끝이야. 나한테 너 더는 제자 아니라고.”
하필이면 한때 존경의 대상이었던, 첫사랑이자 오랜 짝사랑의 주인공인 현민혁 교수님과 제대로 사고를 쳤다.
“교수님. 죄송해요. 그날 있었던 일은 무덤까지 가지고 갈 테니까 걱정하지 마세요.”
“꼭 입단속 제대로 할게요. 저도 그렇지만, 상황 자체가 교수님께 좋을 게 없잖아요.”
피차 실수라 여기며 깔끔하게 덮으려 했건만.
“그날 밤, 난 미치도록 좋았는데. 좋을 게 없는 건 말이 안 되지.”
교수님이 자꾸만 선을 넘어온다.
정성껏 예쁘게 포장해 둔 풋풋하고 청량한 첫사랑이 아직 온점을 찍지 못한 걸까.
“착각한 것 같아서 다시 말해 주자면, 내가 원해서 너 안았어.”
“나는 없었던 일로 할 생각이 없다는 말이야.”
교수님의 한 마디 한 마디가 때 아닌 바람처럼 불어와 가슴을 산란하게 휘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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