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혼해.”
남편의 이혼 요구는 예고 없이 벌어진 일이었다.
어떻게 이리 갑자기 그럴 수 있냐고 그를 원망하며 물었을 때
잠자코 듣고 있던 남편, 칼릭스가 입을 열었다.
“언제까지 빈껍데기 에블린을 안고 살라는 거야.”
남편에게 정체를 들켰다.
***
“떠날게요.”
그래, 자신은 자격이 없었다. 에블린이 아니다.
그녀의 껍데기에 빙의한 가짜였다.
“단, 삼 개월 후에요. 이혼숙려기간을 줘요.”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지?”
하지만 지금 떠날 수는 없었다.
“말해 봐. 내 옆에 있으려는 이유.”
그녀가 알고 있는 이야기에 따르면, 칼릭스는 삼 개월 후에 살해당한다.
이미 흘러가기 시작한 마음을 멈출 수 없다면, 적어도 그를 지킨 뒤 떠나고 싶었다.
그리고 그건 칼릭스 또한 마찬가지였다.
“삼 개월이나 참을 수 없다고.”
모자라게 느껴질 정도로 착하고, 미련하리만치 맹목적인 그녀는 눈치채지 못해야 했다.
앞으로 일어날 일도, 흘러가는 마음도.
* 일러스트: 메이비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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