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좋은 버릇이 있다.
연재작은 완결까지 기다렸다가 마저 읽는 버릇.
지금 상황을 보니 딱히 좋은 습관은 아니었던 것 같다.
내가 빙의한 소설이 뭔지 모르겠다.
나라 이름까지 알아도 전혀 짐작이 가지 않던 중.
황제가 공주에게 이웃 왕국을 선물한다는 말에
육아물의 엑스트라에게 빙의했다고 생각했다.
심지어 혼기를 놓쳐 집안에서 골칫거리인 엑스트라.
이렇게 살다가 늙은 귀족의 후처가 되긴 싫었다.
“너한테 할 말 있어.”
그래서 내게 늘 다정한 친구에게 청혼하려고 했는데…….
“우리 형님의 전 약혼녀가 시한부 판정을 받았대.
그래서 저렇게 찾고 있어, 웃기지.”
‘이거, 어디서 많이 들어 본 이야기인데……?’
알고 보니 소설을 착각했단다.
19금 피폐물을 힐링 육아물로.
난 엑스트라가 아닌, 남주의 손에 죽는 악녀였고.
“그나저나 할 말이 뭐였어?”
내가 청혼하려고 했던 원작 남주가 웃으며 물었다.
*
“아, 잠깐……!”
“지금 네가 싫다고 해서 달라지는 게 뭐지.”
“그, 그러니까…….”
“내가 너무 오래 널 참아 줬다고, 그런 생각은 왜 못 해.”
“…….”
“사실 나는 그때 그 여자를 죽이고 너를 얻고 싶었다고.”
……아마도, 원작 남주가 맞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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