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리 애써도 달라지는 건 없어. 리시안느, 내가 너를 사랑하게 되는 일 따윈 없을 거야.”
“……알았어. 그동안 미안했어, 페로스. 이제 그만할게.”
아흔아홉 번째 고백에 실패하고, 나는 속으로 쾌재를 불렀다.
***
흑막에게 집착하다가 살해당하는 악녀의 몸에 빙의했다.
데드 플래그 피하겠다고 바로 흑막과 거리를 두려 했다간 오히려 이어진다. 그게 바로 로판 빙의물의 클리셰 아니겠는가.
그래서 나는 클리셰를 피하기 위해 집착하는 척 연기했다.
“널 좋아해, 페로스.”
“난 너 안 좋아해.”
“네가 날 좋아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
“내가 머리에 총이라도 맞지 않는 한, 그런 일은 없을 거야.”
수없이 거절당한 끝에 드디어 그와의 연을 끝내나 싶었는데.
“내 마음을 너무 늦게 깨달았어. 리시안느, 그동안 네게 상처 줘서 미안해.”
갑자기 왜 그래? 꼭 후회물 남주처럼.
설마 머리에 총 맞았니?
“미안한데, 나 이제 너 안 좋아해.”
“네가 날 다시 좋아할 수 있도록 노력할게.”
이놈이 기어이 장르를 후회물로 바꿨나 싶었는데-.
내게 상태창이 보이기 시작했다.
[페로스 베르난도]
호감도 0.
의심도 20.
나를 좋아한다는 그의 호감도는 ‘0’이었다.
게다가 의심도? 저건 또 뭐야?
뭔가 이상하다. 아무래도 장르가 좀 많이 바뀐 것 같은데.
이거 설마…… 스릴러는 아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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