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살고 싶어요, 아빠.”
어느 날 번뜩 기억 하나가 떠올랐다.
나는 황제의 잃어버린 딸이었다.
더없이 고귀한 신분이었으나 황제에게 있어 그 딸은 자신을 돋보이게 하기 위한 것이었다.
황제는 죽는 날까지 내 힘을 이용해 제국을 무너뜨리고야 만다.
그래서 나는 끔찍한 부친을 죽였던, 그 남자의 딸이 되기로 마음먹었다.
내 아빠에게 정당한 복수를 하기 위해서.
“신녀님, 저 입양 갈래요! 입양 목록도 다 정해 왔어요!”
내가 선택한 사람은 아넥크록사 공작이었다.
죽어가는 아내를 살리기 위해 황제와 신전의 개로 살아가는 남자.
“우리가 딱히 사이좋은 부녀가 될 수 없다는 거 알아요!
그래도 겉으로 보기에는 꽤 살가운 부녀로 보여야 하지 않겠어요?”
그렇게 사랑받고 싶어요. 그렇게 살고 싶어요. 나로서.
“그러니 아빠, 나를 다정히 불러줘요.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줘요.
그렇게만 해 준다면 나의 특별함을 보여 줄게요!”
“……정말 당돌하군. 그게 싫지 않아.”
간절히 뻗은 내 손을 아빠는 기꺼이 꼬옥 잡아주었다.
처음으로 느껴본 진짜 가족의 온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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