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만취한 밤, 끝내주게 완벽한 남자가 그녀의 인생에 해일처럼 몰아닥쳤다.
“윤해수, 마지막으로 경고하는데, 그만 까불고 손 풀어.”
그의 경고는 단호했지만, 다정했고.
“말릴 만큼 말렸는데도 네가 바란 거니까 나중에 후회해도 소용없다고.”
최후의 통첩은 제법 저돌적이었지만, 동시에 신사적이었다.
“이제 그, 만……!”
“작정하고 꼬셨으면 책임을 져야지.”
해수는 그 모든 순간이 꿈일 거라 믿어 마지않았다. 완벽한 밤을 선사한 그 남자가 다름 아닌 그녀의 절친 백인아의 오빠, 백인욱이었으니까.
그런데 이게 웬걸, 꿈일 거라 믿었던 그 밤이 꿈이 아니었다.
“내내 생각 났어, 네가.”
게다가 그날 이후 백인욱의 태도는 현실이 되어버린 그날 밤보다 더욱 경악스럽기만 한데.
“하룻밤 같이 잔 거로 내 인생 책임지란 소리는 안 할게.”
“…….”
“대신 내가 여기 머무는 동안은 도망칠 궁리하지 말고 내 눈앞에 있어.”
미친 게 확실했다. 그런 게 아니고서야 냉철하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백인욱의 입에서 절대 나올 수 없는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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