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널 아주 비싸게 샀어. 그럼 그만한 보답을 해야지.”
기어코 나를 찾아낸 임도진이 내뱉은 한 마디였다.
***
그 새X는 예쁘게도 웃었다.
“이나야, 웃어야지.”
눈을 사르르 휘며 내 턱을 움켜쥐곤,
“내가 널 사 주겠다는데. 좋아 죽는 시늉이라도 해야 널 사는 보람을 느끼지 않겠어?”
“그럼 환불해, 개자식아.”
매섭게 쏘아붙이는 시선에도 빙긋 웃기만 하던 그가 내 셔츠 깃을 움켜쥐고 잡아 뜯었다. 와르르 떨어지는 단추에 나는 벌어지는 앞섬을 부여잡았다.
“그러기엔 내가 방금 라벨을 떼 버렸네.”
임도진. 이 빌어먹을 자식이.
“너랑은 적응할 필요 없이 서로 이미 잘 알잖아.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음식이든, 옷 스타일이든.”
부드러운 미소와 함께 귓가에 은밀한 속삭임이 스쳐 지나갔다.
“침대에서든 말이야.”
예쁘게 웃으며 내 인생을 파멸시키러 온,
나의 약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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