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맞선 장소에 나간 세빈은 하얗게 질린 얼굴로 두 남자를 번갈아 봤다.
전남친과 원 나잇한 남자. 세빈은 두 남자 모두 구면이었다.
“둘이 아는 사인가 봐?”
“……전 대타고요. 말 전달하러 왔을 뿐이에요.”
“글쎄. 대타치곤 ‘내 동생’이 상당히 반가워하는 것 같은데. 착각인가?”
형제끼리 나온 맞선에, 두 남자랑 얽힌 여자라니.
미친 상황이 아닐 수 없었다.
*
“잊고 싶다던 놈이 내 동생이었어?”
하나뿐인 동생은 언니의 남자친구를 탐내어 자신을 속였고,
그로 인해 첫사랑과 헤어졌단 사실을 이제야 알았다.
혼란함이 가득한 세빈은 권승헌까지 받아 줄 마음의 여유가 없었다.
“미안한데 아는 척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누구 좋으라고.”
“나한테 이럴 이유 없잖아요. 고작 하룻밤인데.”
그날 일을 얼마나 후회했는지 모른다.
시련의 아픔으로 원 나잇한 것, 그래 놓고 무엇도 기억하지 못한 것.
차라리 아무것도 아닌 남자라서 다행이라고,
없던 일인 셈 치고 살아가면 된다고,
후회 끝에 밀려드는 자괴감을 계속해서 밀어냈는데.
“고작 하룻밤 인연이 혈연으로 이어지네. 반갑게.”
권준민의 형인 권승헌은 세빈을 놓아줄 생각이 없어 보였다.
다음 날 아침에 흔적도 없이 사라진 게 누군데. 이제 와서 왜.
“그날, 꽤 정성 들여 찾았는데.”
“그 말을 나더러 믿으라고요?”
“믿어. 끝내줬거든, 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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