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 아니, 누나, 우리 이제 사귀죠.”
“……응?”
갑자기 ‘누나’라고 부르는 것도 당황스러운데 ‘이제 사귀죠’라니?
“선생님이 그랬잖아요. 내가 고등학생이라서 안 된다고. 이제 고등학생도 아니니까 우리 사귀어도 되는 거잖아요?”
* * *
주하는 새삼스러운 표정으로 졸업식장을 둘러봤다.
첫 발령을 받은 학교에서 벌써 1년이 흘렀다.
처음이라 서투르지만 열정이 넘쳤던 신입 교사였던 만큼 학생에 대한 애정도 남달랐는데.
벌써 그 아이들을 떠나보낼 날이 다가왔다.
‘어쩐지 좀 쓸쓸하네.’
주하는 살짝 미소 지었다.
주하의 첫 학교, 첫 제자, 그리고 첫 졸업.
그중에서도 새윤은 특별한 제자였다.
가장 첫 번째 수업에서, 가장 첫 번째로 이름을 알려준 학생이었으니까.
반장이었고, 재단 이사장의 손자였으며, 여러모로 뒤에서 도와줬고.
문제는 주하를 아주, 아주, 좋아했다.
“졸업식 날 선생님께 할 말이 있어요.”
“졸업식 날? 뭔데?”
“선생님, 아니, 누나, 우리 이제 사귀죠.”
“네가 나이로는 성인이 된 게 맞는데, 10년이 지나도 50년이 지나도 너는 내 제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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