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준의 유일한 여자 사람 친구, 윤서아.
어렵게 지켰던 친구라는 선이 지워진 날,
두 사람은 서로의 암묵적인 외면 아래 진득한 관계로 발전했다.
낯선 여자가 그의 약혼자라는 명분을 들고 찾아올 때까지.
[퇴원하면 부디 내 제안대로 현명한 선택을 하길 바라요. 다음에는 진짜가 될 테니까.]
그 악몽 같았던 사고 이후, 서아는 짝사랑과 아이 중 후자를 택했다.
아이를 포기할 수 없었다.
* * *
그리고 8년 뒤.
서아는 제 발로 떠나왔던 민준의 앞에 섰다.
“오랜만이야.”
“오랜만?”
웃음기 하나 없는 눈, 굳게 다문 입술.
날렵한 옆선 위로 밝은 불빛이 내려앉자 그의 얼굴 전체로 번지는 열기가 선명했다.
“나, 네 돈이 필요해. 아주 많이.”
하지만 두 사람은, 채권자와 채무자. 그 관계로 남을 것이다.
예전으로 돌아갈 수는 없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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