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기간 2년, 페이는 10억.”아빠가 남긴 사채 만기일이 도래한 어느 날.한 남자로부터 대역 아르바이트라는 은밀한 제안을 받았다.“제가 누구 대역을 해야 하는 거예요?”“내 아내.”그가 말한 대역은 제가 상상조차 해 본 적 없는 대상이었다.일현 그룹 전무이사 현재하.명함에 적힌 글자는 그 어느 하나 저와 어울리는 것이 없었다.“돈, 필요하다며.”다소 황당한 제안이었으나, 제가 어디 가릴 처지나 될까.“할게요.”시작과 끝이 정해져 있는, 끝난 뒤에도 질척거리지 않을 깔끔한 상대를 찾는 거라면 그 누구보다 잘 해낼 자신도 있었다.그래, 그렇게 딱 비즈니스 관계일 줄만 알았는데…….* * *“근데요, 아저씨이. 그래도 저희가 결혼이란 걸 했눈데 첫날밤은 치러야 하는 거 아닐까요오?”“너 지금 무슨 말을… 취했어?”평소였다면 절대 하지 못할 말.그러나 술김에 제 마음이 왈칵 터진 건지, 입이 제멋대로 움직였다.“안 취하고서야 네가 첫날밤을 운운할 리가.”“나 안 취했오요.”“그래, 알았으니까 곱게 들어가서 잠이나 자. 내일 일어나서 괜히 후회할 일 만들지 말고.”“저 진짜 안 취했다니깐요! 그러니까 저랑 자요, 아저씨.”그 순간이었다.한순간 몸을 확 일으킨 채이가 중심을 잃음과 동시에.“감당할 자신은 있고?”잡아먹을 듯 탐욕 가득한 눈으로 변한 재하의 몸 위로 쓰러진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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