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생겼다는 이유로 10년을 탑에 갇힌 비운의 황태자비 아리엘라.
결국 폭군 남편의 손에 죽었는데 결혼 첫날로 돌아왔다.
제국에서 도망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지만
그의 손에 죽었던 가족들이 아직 살아 있으니
용의 아가리 속이라 해도 들어가야 하지 않겠는가?
그녀는 전장의 귀신, 살아 있는 자들의 지옥
황태자 드미트리에게 감히 제안한다.
“제가 전하를 역사상 둘도 없는 성군으로 만들어 드릴게요.”
너무 어이가 없는지 드미트리가 허탈한 웃음을 흘렸다.
그녀는 아랑곳 않고 그가 앉아 있던 창문 앞으로 가
석양이 마지막 기세를 떨치는 하늘을 향해 팔을 길게 뻗었다.
“이 제국을 환히 비추는 작은 태양이시여. 부디, 그 영광스러운 자리에 제가 함께하도록 허락해 주세요.”
그녀는 무자비한 폭군을 길들이기로 했다.
딱 5년만.
* * *
그때 그가 아리엘라의 턱을 쥐어 자신을 향하게 했다.
“다른 데 보지 마.”
“네?”
“넌 나를 봐야지. 나를 좋아하니까.”
“무, 물론 그렇긴 하지만, 딴 데를 좀 볼 수는 있는…….”
“아니.”
그는 아리엘라의 눈가를 손가락을 꾹 누른 뒤 쓰다듬었다. 별것 아닌 손길에도 숨이 턱 끝까지 차올랐다.
그의 손이 자비 없이 움직이다 기어이 살짝 벌려 놓은 입술로 향했다.
“너는 나만 봐야지. 네 이 작은 입으로 분명 나를 좋아해서 곁에 있고 싶다고 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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