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화연월

풍화연월 완결

<풍화연월> “난 가진 것이 아무것도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네게 줄 것이 없다.
하지만 혹여라도 내게 마음이라는 것이 심장이라는 것이 남아 있다면
네게 주마, 휘현.”

대륙의 동쪽 최후의 전장에서 패한 해동국은 연국과 굴욕적인 화친조약을 맺고, 그곳에서 연국의 황숙 야율은 휘현과 마주친다. 어느새 타오른 홍염을 외면하려 하였으나 운명의 이끌림을 거스르지 못한 야율은 결국 그녀에게 손을 내밀고 마는데…….

▶ 책 속에서
「내 것이 되거라.」

「싫습니다.」

그는 휘현의 얼굴에 서린 두려움을 읽었다. 자신이 그랬던 것처럼 그들 사이에 타오르는 불꽃을 애써 부정하려는 고집스러움을 보았다.

「네가 싫다고 하면, 내가 살이 떨리도록 지겹다 하면 피할 수 있는 것이냐? 너와 나 사이에 일고 있는 이 불꽃이 사그라진단 말이냐? 대답을 해 보거라.」

「운명은 사람의 힘으로 바꿀 수 있는 것입니다, 왕야.」

「바꿀 수 있다? 그럼 바꿔 보거라. 네가 이 홍염을 피해 간다면 네가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들어주겠다. 내 목숨을 달라 해도 주겠다, 휘현.」

「제가 그렇게 해 보이지요」

피해 보리라. 피해 가리라. 또다시 운명이란 잔혹한 놀음에 휘둘려 내가 아닌 나로 살아가진 않으리라.

「기대하고 있겠다, 휘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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