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사님이시죠? 저는 레이나라고 해요.”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그러니까, 무시무시한 소문의 주인공인 마법사의 앞을 그 어린 꼬맹이가 당돌하게 가로막을 줄은. 그리고,
“가장 쉽고 빠르고 덜 고통스럽게 자살하는 방법이 뭘까요?”
믿기 힘든 질문을 하는 아이의 눈은 호기심 어린 순수함과는 거리가 먼,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고통으로 가득 차 있었다.
*
“오랜만이네요.”
마법사인 그의 힘을 이용할 계획을 숨기고 정략결혼의 상대라며 그의 앞에 다시 나타난 레이나.
그는 그때보다 더 당돌해진 레이나에게 호기심을 느끼고 그 호기심은 점차 애정으로 변모하게 된다.
“제가 당신께 청혼해도 되겠습니까?”
하지만 정작 그에게서 고백을 받게 된 레이나는 본래의 계획과는 다르게 흔들리는 제 마음을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혼란스러워하는데.
여태껏 갖은 고난을 겪으며 살아온 레이나에게 사람의 마음을 눈치껏 짐작하는 건 쉬운 일이었지만, 정작 본인의 마음만큼은 그러지 못했나 보다.
훗날 그가 받을 편지를 써 내려가던 레이나는 잠시 망설이다 마지막 한 문장을 덧붙였다.
[나는 티안 당신을 사랑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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