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아― 본부 응답하세요. 본부.”
나는 패드 아랫부분에 입을 갖다 대고 무전을 쳤다.
“이소린 헌터 조난입니다. 이소린 조난당했어요! 조난? 흠, 수난인가. 아님 재난? 아무튼 난리 났습니다. 본부 나오세요!”
하지만 불행히도.
“나 조난당했다니까?!”
패드는 먹통이었다.
“쫌 구해 달라고오!”
*
그래, 사람이 마냥 죽으란 법은 없다고 이 초면인 곳에서도 나는 살 방법을 찾아냈다.
아니 찾아내 버렸다.
사흘간의 고민 끝에 내가 선택한 건 나가지 못할 바엔 나가지 않으면 된다는 것.
조난이 아니게 만들자는 것.
그러니까 자칭타칭 ‘트롤’ 이소린이 이곳에 터를 잡기로 결정했다는 소리였다.
*
근데, 이 사람은 왜 이래?
“왜 따라오세요?”
“같이 가면 안 됩니까?”
다 죽어 가는 사람 구해 줬으면 감사합니다 하고 집에 돌아갈 것이지.
왜 남의 구역에서 난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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