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엽고 사랑스러운 아기 고양이 한 마리만 제 품에 안겨주세요!”
소원을 빌자마자 고양이 한 마리가 하늘에서 선물처럼 뚝 떨어졌다.
“포로롱. 하늘이 내 소원을 들어주었나 봐!”
[멜디아.]
“응!”
[네 소원, 아기…… 고양이라고 하지 않았니?]
“저것 봐. 고양이잖아!”
[네가 말한 아기…… 고양이의 범위가 이렇게 넓을 줄은 몰랐는데.]
백번 양보해서 고양이와 생김새가 비슷하다고 치자.
하지만 저건 앞구르기 하면서 봐도 맹수잖아?
그러나 걱정이 무색하게도 멜디아는 해맑게 아항항! 웃었으니.
“왕 크니까 왕 귀여운 왕 고양이야!”
그때까지만 해도 멜디아는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그 짐승이 제국의 검이라 불리우는 퀴르문 라베가드로라는 사실을.
그런 그에게 자신의 정체를 알게 된 자는 ‘반드시 사살’하라는 황명이 주어졌다는 사실을.
*
퀴르문은 잠깐 말을 잇지 못했다.
“……멜디아 양. 내가 다시 설명해 줘야 할 부분이 있을까?”
“아니요! 하나도 빠짐없이 전부 이해했어요!"
멜디아의 말은 사실이었다.
"자술 마법을 쓸 줄 아시는 폐하께서 공작님의 비밀을 알게 된 사람이 나타나면 모가지를 댕강! 하라고 하셨다고요!”
“댕…….”
“네! 그래서 제 모가지가 댕강! 할 뻔했던 걸 공작님께서 막아주셨고, 그 대신 제가 직접 폐하께 인사드려야 한다고요! 그리고, 아!”
“…….”
“제 모가지가 댕강! 잘리는 일은 절대로 없게 하겠다고 말씀했고요! 맞죠!!”
맞다. 맞긴 맞는데…….
모가지가 댕강 잘린다는 이야기를 이렇게까지 신나서 말하는 게 맞나 싶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퀴르문은 짐작조차 하지 못했다.
막 피어나는 꽃봉오리처럼 팡! 웃는 멜디아에게 홀딱 반하리라는 사실을.
수인이라는 이유만으로 고백조차 못 하고 속으로 온갖 주접을 다 떨어대리란 사실을.
사랑에 빠지는 순간 비극이 예정된 인간과 수인.
멜디아를 향한 북부 공작님의 짝사랑은 과연 이루어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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