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나랑 잠만 자겠다?”
약간의 의아함, 그리고 짙은 호기심.
두 개의 감정을 품은 강지헌의 검고 짙은 동공이 다시 돌아와 주은의 얼굴을 삼켰다.
“내키지 않으면 거절해도 돼요.”
피식. 지헌은 속으로 실소를 흘렸다.
겨우 억누르고 있는, 남자라는 짐승의 욕망을 자극하는 여자의 눈빛은 건조하기 짝이 없었다.
“그럴 리가. 내가 쌓인 게 좀 많아서, 친절하지 못할까 봐, 그게 좀 걱정이 되긴 합니다.”
커다란 몸 안에 그녀를 가두듯 성큼 다가선 지헌이 재미있다는 듯 입꼬리를 비틀어 올렸다.
“근데 남녀가 침대에서 뒹굴면서 예의 차릴 필요는 없으니까.”
이마와 코끝을 적시며 떨어진 나직한 속삭임에 주은의 눈빛이 처음으로 작게 흔들렸다.
“근데 침대 위에서도 이런 눈빛 하고 있을 겁니까?”
“그럼 어떤 눈빛을 해야 하는데요?”
긴장한 것을 들키고 싶지 않은 주은이 눈에 힘을 실었다.
그 순간 허락 없이 건너온 지헌의 손끝이 도톰한 아랫입술에 닿았다.
말랑한 살결을 뭉개며 쓸어 대는 야릇한 손길에 주은은 저도 모르게 숨을 멈췄다.
“그러게. 나도 그게 미치도록 궁금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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