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역죄의 누명을 뒤집어쓰고 지하실에 갇힌 지 5년.
그런 나에게 공작이 찾아왔다.
“이브 모드가. 나와 결혼을 약속하면 이곳에서 데리고 나가주지.”
구원이자 기회인 그의 손을 잡고 지하실에서 벗어났다.
이제 자유라고. 긴 고통 끝에 잔잔한 행복이 다가오고 있다 믿었다.
하지만 비극은 이제 시작이었다.
세상은 나의 남은 하나까지 전부 앗아가고 저주를 남겼다.
참아왔던 감정이 속에서 봇물 터지듯 터졌다.
모든 걸 삼켜버린 것들의 복수를 위해 살아가기로 했다.
그러려면 그를 놓아주어야 한다.
그를 위해서.
“공작님과 함께 지내면서 많이 행복했어요. 그간의 은혜는 무엇으로도 갚기 어렵겠지만 언제든 제 신성력이 필요하시면 불러주세요. ‘저주’가 필요하실 때에도요.”
“…세 달. 세 달만 결혼을 유지해.”
그런데 그는 나와 헤어질 생각이 없어 보인다.
과연 그의 품에서 나와 복수에 성공할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