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좋아하지 마. 난 이은재 오래 보고 싶으니까.”
4년간 내 비서로 일한 이은재는 종이꽃 같았다.
멀리서 보면 반듯하게 접혀 아름다워 보이지만,
가까이 둬 봤자 향기가 나지 않는 종이꽃.
“이제야 보이네.”
“…….”
“이거, 어제 내가 씹은 거잖아.”
그런데 간밤에 진득하게 뒹굴었던 여자가,
무미건조하고 시시한 내 비서일 줄이야.
“책임지지 않으셔도 돼요.”
“누가 책임지고 싶대. 나 그런 거 안 해.”
“…….”
“난 그냥 네가 가지고 싶은 거야.”
비틀린 집착으로 널 입맛대로 굴렸다.
메말라버린 네가 미련 없이 떠날 줄도 모르고.
“시간 낭비하지 마요. 제 마음 바뀌지 않아요.”
“이게 왜 시간 낭비야. 네가 흔들리면, 네 마음 다시 가져오면, 그게 나한테 기회가 될 텐데.”
“그게 낭비라는 거예요.”
“…….”
“나 당신이 무슨 짓을 해도 안 흔들릴 테니까.”
지고지순했던 짝사랑은 지고, 치기 어린 외사랑이 피어났다.
동정과 적선도 없었다. 남자는 여자에게서 버려졌다.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