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욘드 더 컨트롤

비욘드 더 컨트롤 완결

이수현은 S급 각성자보다 더 희소한 듀얼 각성자, 즉 에스퍼와 가이드의 능력을 모두 갖춘 각성자 판정을 받지만, 낮은 등급으로 인해 금세 대중들의 외면을 받는다.
지나가는 엑스트라 1처럼 조용히 살아가던 어느 날, 상상도 하지 못한 꿈 같은 기회가 그를 찾아온다. 길드에 새로 영입된 S급 에스퍼 송지혁과의 가이딩 매칭률이 무려 80퍼센트 이상으로 나온 것.
하지만 인생은 그리 호락호락하지가 않다. 송지혁은 등급이 낮은 이수현을 대놓고 외면하며 무시하는데….

[본문 중]

“다시 말하는데, 난 그쪽이랑 페어 맺을 생각 조금도 없어요. 그러니까 괜히 이딴 식으로 힘 빼지 마세요.”

감정 없이 덤덤한 표정이었다. 차라리 비웃거나 기고만장하면 오기라도 생길 텐데, 팩트를 알려주듯 차분하게 구니 타격감이 더 컸다.
잠시 침묵을 지키다가 겨우 입술을 달싹였다.

“박 부장님 말씀 들었잖아요. 매칭률이 높을수록 가이딩 효율이….”
“내가 싫다고요.”

훅 치고 들어오는 말에 입이 절로 다물어졌다. 송지혁은 한숨을 한번 내쉬더니 다시금 내 눈을 똑바로 응시했다.

“납득을 못하겠다는 표정인데, 그냥 까놓고 말할게요. 나한테는 매칭률보다 파트너 가이드의 등급이 훨씬 더 중요해요. 막말로 S급한테 C급이 가당키나 해요? 사람이 양심이 있어야지.”
“…….”
“부장이 말한 기간은 채울 건데, 딱 거기까지예요. 설득은 안 통하니까 그쪽이 포기하세요.”

완벽한 철통 방어였다. 왠지 그럴 것 같다고 생각하긴 했는데, 날 거부하는 게 정말로 등급 때문이라면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없어. 없네.’

없지만!
어떻게 찾아온 기회인데 이대로 순순히 놓칠 수는 없었다. 불필요한 낙심은 내다 버리고 의욕 충만한 눈길로 송지혁을 쳐다봤다.

“경력으로 보나 나이로 보나 까마득한 후배니까 말 편하게 할게. 타고난 등급은 어쩔 수 없지만, 난 나대로 최선을 다할 거야. 내 가이딩 아니면 만족 못 하게 만들 거니까 각오 단단히 해.”

위풍당당한 선전포고에도 놈은 쫄지 않았다. 외려 상대할 가치도 없다는 듯이 비웃을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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