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작에서 눈치 없이 나대다가 남주들 손에 처형당하는 전형적인 악역 ‘개로즈’에 빙의했다. 다행히 아직 원작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의 시점이라 바로 도주를 결심했다. 어디로? 원작의 주연들과는 절대 엮일 일이 없는 깡촌 중에 깡촌으로!사실 이 깡촌은 정확히 1년 뒤에 신도시 개발에 들어갈 예정이었다. 한마디로 1년만 존버 타면 벼락 부자가 될 수 있다는 소리. 예정된 로또를 기다리면서 열심히 농사나 짓고 소확행을 즐길 생각이었는데. 뭘 잘못 처먹은 건지 피폐물 원작의 주연들이 자꾸만 이 깡촌으로 몰려온다. 모르겠다, 일단 숨겨!일단 쓸데없이 눈에 띄는 얼굴부터 숨긴 뒤에 전부 내쫓아 버려야지. 분명히 그렇게 다짐했는데…. ***“그만 포기해, 영주님. 영주님이 어디에 숨든 대륙 끝까지 쫓아가서 찾아낼 거니까.”“혼자 살기엔 저택이 너무 크지 않아? 이참에 황궁으로 이사를 오는 건 어때?”“누나. 힘 잘 쓰는 일꾼은 필요 없어요?” 놈들의 집착이 시작됐다. 내가 아닌, 내가 키운 작물들을 향한 집착이. 의도치 않게 원작 남주들을 모두 깡촌에 숨겨 버린 것만으로도 골치 아파 죽겠는데. 우리 집 뒷산에 잠들어 있던 수상한 존재까지 깨워 버리고 말았다.“잘 자던 사람 깨웠으면 책임져야지.” 존재 자체가 자연재해였던 남자는, 그대로 저택에 객식구로 눌어붙었다.문제는 이 남자가 어쩌면 원작의 남주들보다 훨씬 위험천만할지 모르는 존재라는 거다. …나 정말 이대로 여기서 존버 타도 괜찮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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