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밤은 아가씨만 지우면 돼요. 혹시 모를 배 속의 아이도.’
술에 취한 옛연인과 격렬한 밤을 보낸 은채를 기다린 것은 그의 모친이었다.
꽃뱀 취급에 질린 은채는 그에 대한 마음을 버리기로 다짐했다.
그리고 칠 년 뒤,
그 밤과 달리 취기 하나 없는 눈을 한 남자와 재회했다.
“나는 너한테만 흥분해. 왜 그럴까. 백은채.”
고스란히 전해지는 낯 뜨거운 욕망, 무언가에 단단히 사로잡힌 눈.
납작한 아랫배를 무섭게 압박해오는 감각에 은채는 입술만 벙긋거렸다.
‘아이가 있어요, 나 유부녀라고요.’
결국 폭탄 선언을 하며 깔끔하게 포기시키려 했는데.
‘아이가 이렇게 아픈데 네 남편은 어디서 뭐 해?’
그에게 남편이 없다는 걸 들켜 버렸다.
‘너만 나 좋아해? 장담하는데 내가 더 좋아할 걸.’
그녀에게만 짓궂고 음흉한 남자는 기다렸다는 듯 선을 넘기 시작했다.
‘나랑 연애해. 그러다 지루하면 결혼하고.’
칠 년 전 격렬한 밤을 보냈던 스위트룸에서.
제일 먼저 리뷰를 달아보시겠어요? 첫 리뷰를 써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