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부터 끝정 [독점]

처음부터 끝정

서혁은 나연의 말을 무시하고 그대로 품에 안았다.  
 
“오늘 했던 건 무엇이었나요. 얼마나 더 해 드려야…….”
“해 드려야?”
눈치를 보며 꺼낸 나연의 말에 서혁의 눈매가 삐딱하게 올라갔다.
합이 맞아서 같이한 행위가 아니었던가.
“해외 파견. 내가 왜 승인해 줬는데.”
두 달 전, 나연은 서한 재단의 해외 지사에 공석이 생겨 파견 신청을 했다.
하룻밤 일탈로 1년째 몸만 섞는 관계인 서혁이 거절할 줄 알았는데 의외로 승인이 떨어졌다.
끝맺음만 확실히 한다면 문제 될 게 없다는 반응이었다.
“끝까지 최선을 다한다며.”
“오늘은 여기까지 하는 게….”
말끝을 흐린 나연이 입술을 말아 물었다.
고개를 내린 서혁이 나연의 입가에 딱 붙어서 건조하게 말했다.
“끊어 가자고?”
이윽고 서혁의 혀끝이 나연의 입술 주위를 훑고 지나갔다.
“이러면 약속 위반이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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