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진 가의 한량, 공승언의 비서가 되었다.
속이 썩건 애가 타건 약속된 6개월만 성심을 다하면 될 줄 알았다. 눈 감고, 귀 막고, 입까지 꽉 물고 버티다 보면 어느새 시간은 지나있으리라, 그리 믿었다.
하지만 그의 눈빛 하나에 가슴이 무너지는 날이 올 줄은 몰랐다. 그가 움직이는 대로 세상이 흔들리는 날이 올 줄도 몰랐다.
공승언이, 철없이 제멋대로였던 그 남자 공승언이 암흑과도 같던 제 밤에 별이 되어버릴 거라고는 차마 모르고 있었다.
그러니 이쯤에서 멈추어야지.
그 별에 영혼까지 내어주기 전에. 만발하는 꽃만으로도 가슴이 미어지는 계절, 봄이 오기 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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