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샐틈없이

물샐틈없이 완결

“왜 누구 안 만나?”
왜인지 몰라도 사람들은 내 연애사에 관심이 많다. 심지어 내가 애인이 없는 이유에 관한 몇 가지 설이 전해지고 있다.
고자설은 내가 당당하니 괜찮다. 다른 이에게 써 보진 않았지만 내가 판단하기에 나름대로 나쁘지 않다.
게이설은 사실이니 어쩔 수 없다. 좋아하는 남자는 서희진밖에 없지만 그렇다고 여자를 좋아해 본 적도 없으니 나는 게이가 맞는 거겠지.
사내 연애설은 상대할 가치가 없어서 말을 섞고 싶지 않다.
“서희주 때문이야?”
그런데 이건 좀 곤란하다.
아무래도 서희진은 내가 희주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아니야, 너 때문이야. 네가 좋아서 그래. 너도 날 좋아하는 건 바라지도 않지만, 너는 다른 사람 만나도 되지만, 나는 안 그러고 싶을 뿐이야. 그냥 내 만족이야. 그러니까….
“신경 쓰지 마.”

그렇게 말했는데, 잠든 줄 알았던 서희진에게 몰래 입 맞추다가 들켜 버렸다.

“착각했어?”
“…….”
“하긴, 너무 보고 싶으면 헛것이 보이기도 하더라.”

서희진의 말에, 주제넘고 이기적인 질문이 목 끝까지 올라왔다.
…헛것이 보일 정도로 보고 싶은 사람이 누구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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