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수의 딸을 사랑한 베른의 왕세자.
“……아이는…… 아이는요, 전하…….”
떨리는 손으로 제 배를 감싸 쥐며 여자가 더듬더듬 물어왔다. 새하얀 눈밭 위를 지나온 바람결에 피비린내가 짙어졌다.
“환영받지 못할 존재였어. 너처럼.”
“……우리 아이잖아요.”
“데이모스의 핏줄이기도 하지. 바로 너처럼.”
아서는 크리스틴의 턱을 움켜쥐었다. 자신의 인생을 파탄 낸 여자는 지독하게도 아름다웠다. 텅 빈 눈동자에서 흐르는 눈물조차도.
아서는 가녀린 턱을 움켜쥔 손에 지그시 힘을 실었다.
“울지 마. 크리스틴. 이제부터가 시작이거든.”
자신이 달아 준 날개를 갈가리 찢으며 비참하게 추락하는 여자의 마지막을 보기 위해. 그는 기꺼이 악마가 되기로 했다.
베른의 왕세자와 평민 사생아 프리마돈나의 매우 충격적이고 부도덕한 사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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