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아홉, 결혼 일주일 전 파혼당했다.
프러포즈를 기대했던 자리에서.
“희재야. 우리 파혼하자.”
7년 동안 다정했던 애인은 이별도 상냥하게 안겨주었다.
그가 떠나고 수거하지 못한 쓰레기처럼 버려진 날,
옆 테이블의 남자는 내 불행을 감상하듯 바라보고 있었다.
그가 독을 품은 꽃인 줄 모른 채,
낯선 남자에게 화풀이하듯 하룻밤을 강요했다.
“당신, 나랑 자요.”
“내가 누군지 알고 말하는 겁니까?”
“누군지 알면 이 난리겠어요?”
다른 남자의 대체품이 되는 취향은 없다더니,
무료해 보였던 눈동자가 짙어졌다.
“좋아. 생각이 바뀌었어. 애프터 서비스야.”
“그게 무슨…….”
“당신 파혼의 애프터 서비스.”
저속한 하룻밤, 미친 짓은 단 하루로 끝일 줄 알았다.
하룻밤 상대에 불과했던 그가 맹목적으로 날 찾기 전까지는.
오래된 사랑의 말로가 이토록 엉망진창이 될 줄도 몰랐다.
배신한 애인이 제 발로 다시 기어들어 오기 전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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