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다른 새끼 씨라도 돼?”
“……저는 그런 뜻이…….”
“낳길 바란다면 내 곁에서 낳아. 네 배 속에 있는 애가 누구 씨인지 내 눈으로 똑똑히 확인해야겠으니까.”
*
첫사랑과의 계약 연애, 그 끝은 임신이었다.
하지만 수현은 진실을 알릴 수가 없었다.
우리에겐 정해진 길이 있으니까.
“긁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는데. 내가 원해. 너를.”
“또 약점 잡아 절 흔들 건가요? 죄송하지만, 이제 그런 일로는 잡혀 드릴 생각 없습니다.”
수현이 날을 세우자 태주가 소리 없이 웃었다.
상대를 긴장하게 만드는 예리한 웃음이었다.
“아니. 이제 와 그건 번거롭지.”
“…….”
“편한 방법이 얼마든지 있는데. 가령.”
남자의 입술 끝에 희미한 조소가 걸렸다.
“네 몸에게 물어본다던가.”
파르르 떨리는 입술을 깨물며 수현이 고개를 돌렸지만, 그는 기어이 그녀를 농락했다.
“어떻게 생각해? 난 대답을 들은 것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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