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완결한 로판 여주, 나탈리 페레이라에 빙의했다.
그런데 가문이 망해 이상한 놈에게 팔려 갈 처지에 처했음에도,
진즉 계약 결혼을 제안했어야 할 이놈의 남주가 원작대로 하질 않는다.
초조한 마음에 한동안 남주 맥클레인을 미행했는데, 이 남자 어딘가 이상하다.
꼭 인벤토리라도 사용하는 것 같질 않나,
한국인들만 알 법한 단어들을 혼자 중얼거리지를 않나.
그런데 세상에.
알고 보니 이 남자, 로판 원작의 게임에 빙의했다고 한다.
나탈리는 마음이 급해졌다.
“파티원, 아니 전투원. 그거 제가 할게요. 저 이래 봬도 꽤 잘나가는 마법사예요.”
그러나 남자는 그녀의 간청을 냉정히 거절하며 선언했다.
“단언컨대, 내가 당신과 로맨틱한 엔딩 같은 걸 만들 일은 절대 없을 겁니다.”
* * *
그랬던 그가, 그녀의 원정대 합류 이후 돌변했다.
마침 나탈리는 다섯이나 되는 미남 원정대원들을 보며 원 앤 온리에서 역하렘물로 갈아탈 고민을 하던 차였다.
맥클레인이 그녀의 팔을 잡아끌며 으르렁거리듯 따져 물었다.
“이봐요, 나탈리 페레이라. 당신 지금 뭐 하자는 겁니까?”
“뭘 하긴요, 마물 토벌하고 있는 거죠.”
“내가 보기에는 토벌이 아니라 나 대신 연애할 남자를 구하러 온 거 같은데?”
“이봐요, 린드하르트 경!”
그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며 반박하려는데, 남자가 험악한 얼굴로 말했다.
“나하고 합시다!”
“뭐, 뭘요?”
나탈리의 반문에 남자가 악문 잇새로 짓씹듯 내뱉었다.
“당신이 그토록 원했던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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