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질문이에요. 그쪽은 미래에서 왔어요? 아니면, 과거?”
“삼 년 뒤의 미래에서.”
“우리는 미래에 무슨 관계였어요?”
순간적으로 남자의 입매가 꿈틀거렸다. 대답을 해야 할지 말지 고민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수연은 빠르게 입을 열었다. 회피할 시간을 주고 싶지 않았다.
“연인이었어요?”
“…그래.”
“누가 먼저 고백했는데요?”
“고백은 네가 먼저. 더 많이 좋아한 건 내 쪽.”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진지하게 하는 말에 얼굴에 열이 올랐다. 이런 낯간지러운 말은 처음이었다.
당황한 듯 눈알을 굴리는 수연의 모습에 남자의 눈이 부드럽게 접혔다. 애정이 담뿍 담긴 다정한 눈웃음이었다.
수연은 홀린 듯 남자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그 틈을 타 남자가 거리를 좁히며 가까이 다가왔다.
“마지막 질문은?”
어느새 한 걸음 앞까지 다다른 남자가 속삭이듯 물었다. 붉은 입술이 움직이는 모습을 집요하게 응시하던 수연이 느리게 입을 열었다.
“…혹시 내가 죽어요?”
삽시간에 남자의 표정이 변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단번에 딱딱하게 굳는 얼굴이 대답을 대신했다. 자신은 곧 죽을 운명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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