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레이야는 어느 날 황제에게 악신이라 불리는 니플헤임 변경백과 혼인하라는 명령을 받게 된다.
상대는 사람을 홀리는 괴물, 지독한 추남, 살육의 축제를 벌이는 미치광이와 같은 무수한 소문과 함께 베일에 싸여있는 남자.
실제로 마주한 그는 지독히 권태로운 악마 같기도 했고, 높다란 성벽에 갇혀 죽음을 기다리는 평범한 사람처럼 보이기도 했다.
다만, 그 깊이를 알 수 없는 검은 눈동자에는 차갑게 얼어붙은 증오가 튀고 있었다.
“내가 두렵나?”
남자는 그런 눈을 하고도 차분히 시선을 내려 프레이야를 향해 속삭였다.
“나는 내 새끼를 밸 여자를 함부로 하지 않아.”
아이러니하게도 함부로 하지 않겠다는 그 말은, 필요를 다하면 반드시 죽이겠다고 속삭이는 것처럼 들렸다.
***
펜리르가 체스 말을 정렬하며 오늘 할 일을 알렸다.
“체스를 둘 거야.”
“잘 못 둔다면요?”
“노력해야겠지. 이기면 네가 원하는 것을 하나 들어줄 테니까.”
수락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게임이 시작됐다.
눈알이 빠지게 체스 판을 노려보며 신중히 말을 옮기던 중, 기이한 감각이 일었다.
어? 프레이야가 무심코 소리를 낼 때쯤, 아랫배에 슬슬 열이 몰리기 시작했다.
“하, 읏!”
그제야 프레이야는 변경백이 제게 체스를 하자고 한 이유를 눈치챘다.
체스 게임은 얼어 죽을, 이건 제 몸을 달아오르게 만들어 먼저 안아 달라고 언제 애원할지를 지켜보는 변경백만 즐거운 변태 같은 게임이었으니까.
그래서 프레이야는 깊은 고민 끝에 해결책을 찾는다.
‘…만약 내가 먼저 그를 덮쳐 보면 어떨까?’
일러스트: rai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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