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절이 지나는 [단행본]

계절이 지나는

여행이 우리를 좋은 곳으로 데려다 줄 수 있을까?

[뭐해?]
[선민 생각 하지]
[아니, 그런 거 말고]
[나 루프탑 수영장의 선베드(sun bed)에 누워있어]
[선(sun)도 없는 시간에?]
[응. 일기도 쓰다가 누워서 하늘도 보다가]
[위험한 거 아니야? 아무리 호텔 안이라고 해도]
진아는 스마트폰 화면에서 빛나는 선민의 이름을 보다가 피식, 웃었다.
위험한지 걱정되면 옆에 있어 줘야지 무책임하게.
괜시리 미운 마음이 올라와 답장을 안 하고 스마트폰을 덮는 진아였다.
그때,
“어?”
“서프라이즈!”
선민이 신문지로 느낌 있게 포장한 꽃 한 송이를 내밀며 등장했다.
“선민, 어떻게 여기에…?”
“꽃이 나비를 너무 그리워해서.”
선민은 꽃의 발이 되어 상사병을 치료해주러 왔다는 말도 안 되는 억지를 부렸다. 얼떨떨해하며 꽃을 받는 진아는 나비가 되었고.
선베드에 앉아 손을 내민 그녀를 일으키고는 꼭 안아주는 적절한 서프라이즈의 연속.
“사랑해.”
아, 이 남자. 또 훅 들어오네.
진아도 선민을 꼭 안았다.
브리즈번의 밤하늘에 뜬 달이 유난히 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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