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도망쳤고. 나는 놔 줬고. 근데, 다시 왔네.”
7년. 촌극이 따로 없는 재회였다.
어째서 그의 앞에, 비서로 서 있게 된 걸까.
“이쯤 되니 기대가 되네.”
남자는 태연했다.
마치, 상처를 준 사람은 내가 아닌 너였다는 듯.
“저, 다른 의도 없습니다.”
“어쩌지.”
도재는 비스듬히 여운을 내리깔아보며 말했다.
“나는 이여운 씨 못 믿겠는데.”
더없이 건조한 눈빛과 지나치게 낮은 목소리.
오래 전 삭제시킨 감정을 부추기는 음성에 심장이 멋대로 뛰기 시작했다.
“바라는 걸 말해.”
애초에, 서로의 존재는 명확했다.
“판 깔아 주고 있잖아, 지금.”
상처만 주게 될 진창뿐인 관계는,
─해로울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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