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 있어요? 차민건 아내로 살 자신.”
시작부터 잘못된 결혼이라는 걸 알았다.
알면서도 멈출 수 없었다. 그게 윤서우의 실수였다.
‘이렇게 추운데 왜 그러고 서 있어.’
기억 속 가장 깊은 곳에 보관해 두었던 반짝이던 시절.
소년의 미소가 버틸 수 있는 힘을 주었노라고, 그리 말해주고 싶었는데…….
다시 만난 윤산의 차민건은 웃지 않는 얼굴로 서우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값어치를 어림짐작해 보는 눈빛이었다.
칼날처럼 꽂히는 시선을 마주 보기 위해 애쓰며 입을 열었다.
“할 수 있어요. 뭐든지 할게요.”
***
뭐든지 하겠다는 말, 그 한 문장이 일으키는 파문을 알고 있기나 할까.
민건은 여자를 눈으로 훑었다.
눈빛조차 견디지 못하고 떠는 주제에, 어떻게 자신을 감당한단 말인가.
여자를 조롱하고 싶었지만 느슨한 미소로 대답을 대신했다.
차민건은 윤서우에게 충분히 생각할 시간을 줬고, 그걸로 충분했다.
“잠깐, 잠깐만……. 아!”
“뭐. 상관없잖아. 부부니까.”
한입에 삼켜질 계약을 감당하고 말고는 민건이 상관할 바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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