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못 볼 꼴 다 봤잖아.”
예준의 한마디에 심장이 욱신거렸다.
“내 앞에선 좀 솔직해지는 게 어때?”
성대를 짓누른 예준의 음성이 유나의 목덜미를 움켜쥐는 것 같았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아는 건데요? 왜 아는 건데요? 왜요?”
간신히 참고 있던 유나의 눈물이 두 볼을 타고 흘러내렸다.
7년 사귄 남자에게 비참하게 차이던 날, 하필이면 서예준 팀장에게 들키고 말았다. 그래서 피하고 싶었다. 그래서 얽히지 않으려 했다.
“그만 흔드세요. 이렇게 팀장님이 작정하고 흔들면 저도 흔들려요.”
“흔들리긴 해?”
흔들리기는 하냐고? 유나의 입술이 바르르 떨렸다. 이렇게 손을 잡고, 이렇게 입술을 문지르는데 어떻게 안 흔들릴 수 있냐고 악을 쓰고 싶었다.
“그래요. 나 많이 흔들려요. 팀장님이 정말 나를 여자로 느끼는 걸까. 그래서 이러는 걸까. 수없이 고민한다고요.”
유나는 숨을 깊게 들이마셨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그를 바라보았다.
“확인해보면 알겠죠. 팀장과 팀원으로 남을지, 남자와 여자로 남을지.”
하지만 유나는 예준과 불처럼 뜨거운 밤을 보내고서야 알게 되었다.
위험한 게임은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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