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 데리고 도망쳐주세요.”
남편을 버리고, 가주에 올라 사천당가를 번영시켜 제 능력을 입증하고 싶었던 염원을 등졌다.
“뭐라 말씀하셔도 물러서지 못합니다.”
죽음 앞에서는요.
사천당가를 떠나기 위해,
혼례를 파하기 위해 진왕을 이용했다.
“본 왕의 앞에서 그대는 한낱 여인에 불과하다.
도움을 받고 싶다면 사천당가의 소가주나 의원 말고 여인이 되도록 해.”
소가주의 위치에서 한 번도 들어 본 적 없는 사내의 적나라한 희롱이 그녀의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이게 제 대답입니다.”
*
“이것저것 잘하거든요.”
“그런 말이.”
“네?”
“남자를 동하게 만든다는 것은 모르나 보지?”
우아하게 발을 굴렀을 뿐인데 그녀의 몸이 공중으로 붕 떴다.
그녀를 안고도 경쾌하게 발돋움하던 진왕은 옷깃을 꽉 잡은 설윤을 보며 반달처럼 눈을 휘었다.
“얼마나 이것저것 잘하는지 봐주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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