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말했던가, 인어라면 치가 떨린다고.”
냉소적인 목소리에 아일라는 입술을 물었다.
“경고하지만 남편의 의무 따위, 기대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테오도어 데본셔우트는 아일라 파노페아를 증오한다.
이건 절대 변치 않을, 불변의 명제와도 같은 것이었다.
아일라는 인어였고, 그 빌어먹을 인어로 인해 테오도어는 형을 잃었으니까.
하지만 너는 모른다.
“테오, 제발 날 기억해내 줘.”
테오도어, 네가 그토록 찾아 헤매는 과거의 인연이… 바로 나라는 걸.
***
“아일라. 그동안 대체… 무슨 짓을 해 온 거지?”
테오도어의 손이 덜덜 떨렸다.
아일라의 새하얀 살결 위로 벌어진 상처에서 흐르는 피에 덜컥 숨이 막혀 왔다.
“미래를 본다는 게 이런 방식이었던 건가?”
“왜요. 이제는 제가 쓸모가 없나요?”
마치 저울대 위에 올린 물건처럼 가치를 운운하는 지친 목소리.
버석하게 메마른 아일라의 시선을 마주한 그날, 테오도어의 세상이 무너졌다.
그리고 깨달았다.
자신이 아일라에게 준 상처는, 결코 되돌릴 수 없는 것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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