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이지 어쩌자고 저 일기장이 그의 손에 들려있는 것일까.
“나를 왜 그렸어요? 그것도 전부 벗은 몸으로.”
그래, 행운 내지는 다행이라는 게 성연우 인생에 있을 리 없다.
오직 불행만이 있을 뿐.
* * *
“솔직히 말하면 포기하려고 했어. 네가 너무 어리고…. 내가 너무 나쁜 새끼라는 걸 스스로 잘 알아서.”
“…….”
어째서 그는 자신을 나쁘게 생각하고 있는 건지….
단지 나이 때문이라기엔 어조가 너무 단단했다.
당신은 결코 나쁜 사람이 아니라고.
내겐 언제나 따뜻하고, 없던 용기도 만들어주는, 그런 빛 같은 존재였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연우가 말없이 그의 품 안에서 숨을 내쉬는 동안 우성은 조곤조곤 말을 이었다.
“근데 네 일기장이 내 손에 떨어진 거야.”
그 말에 민망해진 연우가 우성의 품 안에서 눈을 도로록 굴릴 때였다.
우성은 연우의 두 뺨을 감싸 쥐고 저와 시선을 맞추도록 그녀의 얼굴을 들어 올렸다.
“그걸 본 순간, 눈이 뒤집히더라고.”
“왜요….”
“나는 결코 성연우를 포기할 수 없겠구나. 그런 확신이 들더라고. 글씨마저도 완벽하게 내 취향이었어. 글씨랑 그림도 주인 닮아서 환장하게 예쁘더라고.”
바다를 품은 바람이 연우의 코끝을 스쳐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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